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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사블랑카, 꽃이름에 21년 전 기억을 떠올린다.
    이런저런 오늘 2020. 7. 7. 09:03

    처음으로 뉴스에서 안경을 써
    화제가 된 여성 아나운서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다.

    우연히 그녀의 일상 기록에서
    '카사블랑카'라는 꽃 이름에 21년 전
    대학 새내기 시절 아르바이트 첫날이 떠오른다.

    사진의 꽃은 집에 피려 하는 중인 나리꽃



    누나의 후배 소개로 가게 된 꽃집에서
    순복음교회의 결혼식 꽃길을 세팅하는 일이
    내 주 업무였다.
    궁금증 많은 문창과 학생은 꽃 이름 하나라도
    배우려 물어보나 낯설기만 했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기에
    검색으로 꽃을 찾아볼 생각도 못했다.
    그래도 그날 배운 꽃이름 중
    모습과 함께 생생한 조팝나무,
    자세한 모습은 모르나 백합류의
    향기가 진하고 손가락에 꽃술이 물들던
    꽃이름 카사블랑카는 기억이 난다.

    제대로 읽어보진 않았으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들렌을 먹으며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는 경험이 이런 것일까?

    꽃집 냉장고의 꽃 담긴 물통의 역한 냄새와
    미끌거리던 촉감이 살아난다.
    그리고 정말 순수했던 스무 살의 내가 떠오르고
    내게 참 잘해주던 점장형도 떠오른다.

    언제부턴가 연락이 되지 않던 형
    낯선 알바생을 잘 챙기던 형의 안부가 궁금하다.

    카사블랑카,
    꽃이름이 오래전 기억을 소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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