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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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오늘의 관심사/오늘의 한 장! 2020. 7. 30. 08:59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하지만 그들을 알아보는 이 없다. 봤을지는 모르나 관심 없이 지나치기 바쁘다. 내 일이 아니고, 자신에게 큰 의미 없기에 지나친다. 어쩌면 그냥 지나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확실치 않은 말로 상처를 주고, 또 잊는다. 자취를 감췄다 다시 고개를 내밀기를 반복하지만 큰 존재감이 없는 것은 아마도 흔하기 때문일까? 그 흔한 일에 무뎌지는 우리의 무관심 때문일까? 푸른 넝쿨 속 다시 피어나는 능소화가 붉다. 마음 여린 꽃이 굵은 장맛비를 맞으며 피어나고, 피어난다. 그렇게 상처를 딛고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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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능소화오늘의 관심사/오늘의 한 장! 2020. 7. 28. 08:22
내게 능소화는 장마철을 알리는 꽃이자 여름의 끝을 알리는 꽃이다. 장마가 시작될 즈음 능소화는 첫 꽃을 피웠다. 중간에 지고 다시 피고를 반복하며 그 반복의 순간이 지나 마지막 꽃이 질 때 즈음 가을이 왔다. 출근길, 첫 꽃이 지고 한동안 푸르던 넝쿨에 다시 주홍빛 꽃이 핀다. 장마가 그 끝을 가늠하는 때 꽃은 그 수분을 머금고 피어 난다. 7월을 며칠 남기고 뜨거운 8월을 준비하며 장마철 습한 기운으로 무더위를 준비하며 시나브로 꽃을 피우며 습기를 푸르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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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비 내리고 다시, 능소화오늘의 관심사/오늘의 한 장! 2020. 7. 14. 08:53
내가 좋아하는 시 중 나희덕 시인의 라는 시가 있다. 오늘 아침은 꽤 많았던 신길역의 능소화가 몇 송이 안 보여 그 시가 생각났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현재의 심정 같다는 느낌이랄까? 누군가의 죽음은 존중되어야 하나 도를 넘는 비웃음과 시대에 떨어지는 비유는 공감을 얻기는커녕 자신이 존중하고자 했던 이의 존재를 온전히 부정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죽은 자의 가치관에 반하는 대처를 보며 참 마음 아프다. 얼마 전 그렇게 많았던 능소화가 잘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푸른 잎사귀 속 몇 송이 남은 능소화가 애처롭고, 내가 좋아하는 시 가 더 찌르듯이 아프게 다가온다. 찬비 내리고 / 나희덕 ―편지1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